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5.21.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중국, 러시아, 북한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에 동조하는 것은 자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 이날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아시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은 유엔(UN)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물론 다른 국제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 및 러시아와 3자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국제적 명성과 입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북러 군사협력, 남중국해 문제, 전염병, 기후 위기 등 “복합위기(Poly-crisis)의 시대에 직면했다”며 영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 규칙 기반 해양 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평화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보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왕 대관식 이후 첫 국빈 방문 “협력 파트너십 강화할 것”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 초청을 받은 것은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영국의 청년들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영국의 도움에 힘입어 압축적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정치, 경제, 첨단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디지털·인공지능(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영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를 원하고 있다”며 “저와 동행하는 70여 명의 경제사절단은 방문 기간 영국 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英의회서 영어연설…프랑스서는 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오전(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11.16.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현지 시각으로 23일까지 영국에서 3박 4일을 머물 예정이다. 이날 오후 런던에 도착해 동포간담회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21일부터는 영국 왕실의 공식 환영식과 버킹엄궁 환영 오찬 및 만찬 등으로 국빈 일정을 소화한다. 22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기간, 영국 의회에서 15분 분량의 영어 연설로 양국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한영 어코드(accord·합의)’ 채택을 통해 한영 관계를 격상하고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이후 FTA를 체결(2021년 1월1일 발효)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다.
윤 대통령은 20~23일 3박4일 간 영국 런던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23~25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다. 프랑스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강력한 경쟁자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는 파리 방문 계획이 없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찬·만찬과 리셉션을 통해 직접 한 표를 행사할 각 나라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다.
모든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만 엑스포 유치 가능성이 커지면 엑스포 개최지 선정일이자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당일인 28일 당일까지 2박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