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부진과 부상까지 겹치며 은퇴까지도 고민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양희영(34)이 결국 활짝 웃었다. 자신의 ‘민무늬 모자’에 직접 수를 놓은 ‘스마일’과도 같았다.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 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27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이번 우승은 2019년 2월 혼다 타일랜드 이후 무려 4년9개월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은퇴까지 생각했던 그이기에 의미가 더 컸다.
취미로 암벽 등반을 해오던 양희영은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은퇴까지 생각한 이유였다.
양희영은 “부상으로 지치면서 은퇴가 최선이 아닐까 하는 고민도 했다. 선수 생활을 할 날이 얼마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메인스폰서도 끊겼다. 이에 양희영은 흰색 ‘민무늬 모자’에 ‘스마일’ 문양을 직접 수놓기도 했다.
그는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는데 모자를 공백으로 두고 싶지 않아 미소 모양을 수로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은 2008년 LPGA투어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서 차지한 우승이기도 했다.
양희영은 “항상 미국에서의 첫 우승을 꿈꿔왔는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두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우승을 오랫동안 기다려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우승은 쉽지 않았다. 양희영은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마지막 라운드에서 끝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는 “올해 몇 차례 우승에 가까운 성적을 냈지만 우승까지 하지는 못했다. 오늘은 그렇게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랐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