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전달 최초 요구자 언급 박용수 "윤관석이 필요하다는 얘기 들어" "송영길엔 보고 않았고 살포 장면 못 봐" "의원께서 필요하다는 부분에 거절 못해"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혹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요구로 돈이 든 봉투를 만들어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 전 감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감사의 통화녹음을 제시하며 “2021년 4월25일 이전에 강 전 감사로부터 ‘윤 의원이 돈이 필요한 것 같더라’라는 말은 들은 것 같은데 맞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나아가 박씨는 “300만원 돈 봉투 10개를 준비해달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감사가 박씨에게는 돈 봉투 개수나 액수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어 그는 돈 봉투를 만들어 전달했다는 내용은 경황이 없어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윤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하는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윤 의원은 박씨에게 직접 돈 봉투 살포와 관련해 묻기도 했다.
윤 의원은 박씨가 부외자금을 단순히 관리하는 것을 넘어 전달에도 관여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박 씨는 “금액이 크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거액이) 있던 게 아니라 그때그때 들어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강 전 감사, 이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총 6750만원을 살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씨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해 캠프 자금과 합쳐 윤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윤 의원은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봉투당 1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돈 봉투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통로였을 뿐 살포를 주도한 게 아니란 입장이다.
한편 박씨로부터 돈 봉투를 받아 윤 의원에게 전달한 이 전 부총장은 앞선 증인신문 과정에서 “돈 봉투 속에 든 돈이 100만원 이상”이라며 윤 의원 측 주장에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