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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포퓰리즘에 등돌린 표심…‘아르헨 트럼프’ 극우 밀레이, 대선 승리

입력 | 2023-11-20 16:19:00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선거 본부에서 승리 연설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극우 성향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대표(53)가 1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40%대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국민이 ‘최소 정부’를 내걸고 혜성처럼 등장한 괴짜 정치인에게 권력을 맡긴 것이다.

다음달 10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9.3% 기준 55.7%를 얻어 현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44.3%)를 눌렀다. 현금 살포 등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한 집권 좌파를 외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밀레이는 당선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됐다. 이제 급진적인 변화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중앙은행 및 페소화 폐지, 미 달러 도입, 정부부처 축소, 장기매매 허용 등 극단적인 자유주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결과로 지난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잇따른 좌파 지도자 출현을 일컫는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의 집권 물결)’ 부활에 제동이 걸리고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당신(밀레이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글을 올렸다. 자신의 집권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차용했으며 자신 또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