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3.11.20.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중국은 유엔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다른 국제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러시아와 3국 협력을 추구하는 게 자국의 국제적 명성과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와 군사 협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북‧러와 중국을 분리하며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 방문에 앞서 공개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은 각자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과 이해 관계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상호존중, 호혜 및 공동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요인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북핵 위협과 같은 긴장 고조 요인으로 꼽은 것.
윤 대통령은 또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 초청 받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영국이 인태 지역에서의 협력, 글로벌 무대에서의 협력을 위해 한국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은 정치, 경제, 첨단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에서 20일(현지 시간)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 국빈 방문 일정과 세일즈 외교 등을 소화한다. 찰스 3세 국왕 즉위 후 첫 국빈이다. 윤 대통령은 영국 일정을 마친 후 프랑스로 이동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전에 나선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