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예고없이 방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일각에선 ‘지원 회의론’이 부상한 가운데 오스틴 장관은 이날 12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 방안을 발표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미카엘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병 탄약과 방공용 요격기, 대전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탄약 300만발과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장비가 포함된다고 미 국무부는 부연했다.
이날 오스틴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오스틴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오늘 드리는 메시지는 미국이 당신과 함께한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세계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미국의 거듭된 지원에 사의를 표한 뒤 “지금 당장 필요한 포탄이 아직 더 있다”며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의원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자금 요청을 통과시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조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는 건 역내 더 큰 분쟁을 예방하고 미래의 침략을 억제해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모두 440억달러(약 56조원) 상당의 안보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내년 11월 미 대선을 의식한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납세자의 세금은 국내에서 사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5분의 1로, 서방의 무기를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대반격에 나섰지만 마을 일부를 탈환하는 데 그쳤을 뿐 전선에는 이렇다 할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