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사진을 남긴 A 파. 울산경찰청 제공
도심에서 이유 없이 시민을 폭행하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폭력조직 활동을 한 울산지역 신흥 조직폭력배 일당이 체포됐다. 이들은 구성원들이 2~30대로 이루어진 MZ 조폭으로 밝혀졌다.
울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1일 지역 신흥 폭력조직 A 파 조직원 4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검거해 20대에서 30대인 주요 조직원 16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파는 기존 폭력조직에서 독립해 지난해 결성식을 갖고 두목을 추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대 신규 조직원과 미성년자 조직원을 대거 뽑아 최근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이들은 또 조직 기강을 잡겠다며 시민들이 다니는 장소에 문신을 드러내고 조직원들을 도열시켜 수차례 폭행한 혐의와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시민 4명을 발로 차고 소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2021년 12월 마약에 취해 운전한 30대 B 씨를 실탄을 쏴가며 40분간 추격전 끝에 붙잡았는데, 그는 A 파 보스로 밝혀졌다. 지난해 4월경 해당 조직 내에서 조직원들 간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는 첩보를 추가로 입수했고, A 파 실체를 확인했다.
시민을 폭행하는 A 파 조직원들. 울산경찰청 제공
이후 경찰은 A 파 조직원들이 선배 조직원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위세를 과시하는 장면을 채증하는 등 집중적으로 수사한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파 조직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행동강령을 올려두는 등 요즘 MZ세대 조직폭력배 특성을 그대로 보였다”며 “수사가 진행되자 SNS를 재빨리 탈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2~30대가 중심이 되는 MZ 조폭들의 활동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9월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려다 가게 직원과 시비가 붙자 흉기를 보이며 위협한 뒤 차를 타고 달아난 통칭 ‘람보르기남 사건’의 피의자 C 씨가 검거됐다. C 씨는 경찰이 진행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등 마약 3종 양성 반응이 나왔고 이때부터 MZ 조폭들의 활동 의혹이 제기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