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과대학이 당장 내년 치러질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지금의 2배 가까이로 늘리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건복지부가 21일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졸속, 부실, 불공정 조사”라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의대 정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2020년보다 더욱 강력한 의료계의 강경 투쟁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학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의대가 희망하는 증원 규모는 2025학년도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이다. 3058명인 현재 정원 대비 70.3%, 93.1% 늘리자는 것.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최소 수요는 현재 대학이 보유한 역량으로도 충분히 수용 가능한 의대 정원을 의미하고, 최대 수요는 대학이 투자 노력을 기울일 경우에 확대 가능한 의대 정원”이라고 말했다.
희망 확대 폭은 매년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6년도 최소 2288명, 최대 3057명 △2027년도 최소 2449명, 최대 3419명 △2028년도 최소 2649명, 최대 3696명 △2029년도 최소 2719명, 최대 3882명이다. 2030년도는 최소 2738명, 최대 3953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현재 정원 대비 최소 89.5%, 최대 129.3% 증원을 희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의협은 “비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의대 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여론몰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의협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고 준비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의대 정원 확대는 지난 2018년의 실패한 서남의대와 같은 경우를 전국에 우후죽순 난립하게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대로 강행하면 의협은 14만 의사들의 총의를 한데 모아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