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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백현 마이스 사업도 남욱-정영학 주라 했다”

입력 | 2023-11-22 03:00:00

유동규, 대장동 재판서 법정 증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의혹 관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백현 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사업 과정에서도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검토를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대표나 대장동 민간업자 관련 수사·재판 중 백현 마이스 사업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의혹 관련 배임·뇌물 혐의 공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5년쯤 (성남시가) 백현 마이스 사업을 추진했는데 (정부의) 중앙투자심사 과정에서 투자를 먼저 결정하고 오라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며 “그러면 방법이 외국인투자촉진법(외자 유치)뿐이어서 고민하니 이 대표가 ‘남욱하고 정영학한테 한번 더 줘봐라’라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백현 마이스 사업은 2조7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분당구 정자동의 시유지 20만6350㎡에 전시·회의·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원래 외자 유치로 추진됐지만, 현재는 대장동 사업처럼 민관 합동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의 이 같은 증언은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이 토지매입 계약금 조달에 난항을 겪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이 나서 수습했고, 이 대표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백현 마이스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가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를 일종의 ‘해결사’로 보고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간 사업자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개도 들어준 바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