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새 감독 의지 활활 “우승 첫걸음인 수비 강화에 총력 위기때 잡아줄 리더, 전준우 기대” 2군 감독에 연륜의 김용희 임명
김태형 프로야구 롯데 감독이 21일 팀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했다. 1992년 이후 올해까지 31년간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롯데는 김 감독을 ‘우승 청부사’로 영입해 지휘봉을 맡겼다. 김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56)은 여전히 거침없었다. 팀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21일 만난 김 감독은 “감독 자리는 모든 야구인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특히 가장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을 받는 롯데는 야구 감독이라면 꼭 한번 맡아보고 싶은 팀”이라고 했다.
‘롯태형(롯데+김태형)’ 소문은 올해 정규시즌 중반부터 구단 안팎에서 꾸준히 돌았다. 정규리그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팀의 숙원을 풀어줄 ‘우승 청부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올해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두산 사령탑을 맡는 동안 7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라 이 중 세 번 우승한 ‘명장(名將)’이다.
● 우승의 키는 수비
롯데는 한국 프로야구 10개 팀 중 가장 오래 우승하지 못한 팀이다. 1992년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이다. 2017년 이후로는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아보지 못했다. 올해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롯데를 향한 관심이 더 커졌다.
김 감독은 정상으로 가는 첫걸음은 ‘수비’라고 했다. 그는 “올해 팀 실책(103개·팀 최소 실책 공동 3위)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수비 실수 이후 팀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수비가 강해야 팀이 단단해지고 짜임새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민재 수석 코치와 김민호 수비 코치, 고영민 주루 코치 등을 데려왔다. 모두 수비 전문가다. 김 수석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이다. 김민호 코치와 고 코치는 선수 시절 각각 유격수와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 ‘봄데’는 이제 그만
김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봤던 롯데에 대해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고 올라오는 힘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초반 잠깐 선두에 올랐던 롯데는 초여름부터 순위가 떨어졌고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해마다 초반에 반짝하다가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라는 별명도 붙었다.
김 감독은 “위기 때는 결국 리더가 팀 분위기를 잡아줘야 한다”며 “선수들이 리더를 따라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 리더로 전준우(37)를 지목했다. 4년간 총액 47억 원에 개인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며 ‘영원한 롯데맨’으로 남게 된 전준우는 내년 시즌 주장을 맡아 후배 선수들을 이끈다.
● 패기에 연륜 더해
김태형 롯데 감독(왼쪽)과 김용희 롯데 퓨처스(2군) 감독이 2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카메라 앞에 함께 섰다. 롯데는 김용희 2군 감독 선임을 이날 오후 발표했다. 김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해=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