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연극무대서 관객과 만나
드라큘라 백작, 맥베스, 영국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숱하게 각색된 ‘불멸의 캐릭터’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뮤지컬, 연극 무대로 줄줄이 찾아온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선 다음 달 6일부터 19세기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드라큘라’가 공연된다. 호러 장르인 원작과 달리 뮤지컬은 400여 년간 한 여인만을 바라본 드라큘라의 사랑을 조명한다. 데이비드 스완 연출가는 “드라큘라는 ‘무찔러야 할 악인’이 아니라 사랑과 상처에 아파하는 다층적 인물”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선 드라큘라가 부르는 ‘She’ 등 브로드웨이 버전엔 없는 넘버를 들을 수 있다. 김준수, 신성록, 전동석이 드라큘라 역을 맡았다. 정선아와 아이비, 임혜영이 드라큘라가 사랑하는 여인 미나를 연기한다. 내년 3월 3일까지, 8만∼17만 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도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다음 달 2일부터 공연되는 서울시뮤지컬단의 ‘맥베스’는 팝과 왈츠, 주술 음악 등을 아우르는 노래들로 구성됐다. 극본을 맡은 김은성 작가는 “원작이 권력의 구조적 폭력을 꼬집는 것과 달리 맥베스 개인의 욕망과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다음 달 30일까지, 3만∼7만 원.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2015년)으로 잘 알려진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 앨런 튜링은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국내 초연되고 있는 연극 ‘튜링머신’은 프랑스 극작가 겸 배우 브누아 솔레스가 쓴 극본을 토대로 했다. 신유청 연출가는 “일평생 고독했지만 타인의 고통에 함께 아파할 줄 알던 튜링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배우 고상호가 튜링 역을 맡았고, 이승주가 미카엘 로스 등 4개 배역을 동시에 연기한다. 25일까지, 전석 7만7000원.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내년 1월 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1998년 프랑스 초연 후 전 세계 23개국에서 15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작품으로, 한국어 공연은 6년 만이다. 대성당의 종지기인 꼽추 콰지모도 역은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이 맡았다. 대표 넘버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는 해설자 그랭구와르는 마이클 리, 이지훈, 노윤이 연기한다. 내년 3월 24일까지. 7만∼17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