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 관한 혁신 기술을 개발·보급하여 김치산업을 발전·진흥시키는 김치 종합 연구기관, 세계김치연구소
그 중심에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에 관한 혁신적 연구개발을 통해 발효과학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김치산업에 적용·보급함으로써 김치산업의 진흥 발전을 이뤄내고 김치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언제나 한결같은, 김치 맛의 조력자 ‘종균’
김치 종균(WiKim0121).
세계김치연구소는 2013년부터 김치용 ‘종균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해 지역별·종류별 김치에서 3만5000여 종의 김치유산균을 확보했으며, 품질 유지, 위생 안정성 향상, 건강 기능성 등 우수한 발효 특성을 지닌 김치 종균 37종 개발을 완료했다. 이렇게 개발된 종균의 현장 적용 기술, 대량생산 기술 등 김치 제조업체에 보급할 수 있는 기반 기술까지 완성했으며, 2020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의 ‘종균 보급사업’을 통해 전국의 중소 김치 제조업체에 무상으로 종균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김치 종균은 김치의 맛을 향상시키고 품질 유지기한을 60일 이상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올해는 내수형과 수출형으로 구분하여 총 7000kg의 종균을 보급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1.5배 증가한 1만500kg의 김치 종균을 보급할 계획이다.
골칫덩어리 ‘배추 무름병’… 3분 이내 판별하는 분석기술 개발
기기분석실(LC) 전경.
양념 속 넣기 장치 개발과 보급… 스마트 김치공장 시대 머지않아
세계김치연구소 전경.
특히 김치 공정 중에서도 배춧잎을 벌려서 양념을 넣어야 하는 과정은 생산 자동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는 ‘양념 속넣기 장치’를 개발했으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김치 제조업체 28개소에 설비를 보급했다. 또 연구소는 양념 속넣기 장치에서 그치지 않고 원료 입고부터 배추 이절, 절임, 포장, 이송 등 모든 공정을 디지털화해 완전한 김치 생산 자동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차세대 김치공장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김치 가공 부산물, 버려지는 폐기물에서 친환경 자원으로 탈바꿈
김치산업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로 안정적 원료 조달, 제조 공정 자동화에 이어 김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추 겉잎, 무 껍질 등 가공 부산물에 대한 친환경적 처리 방안, 법적 근거 마련 등이 제기되어 왔다. 김치 가공 부산물은 그동안 ‘폐기물관리법’에 근거해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어 소각되거나 매립되면서 과다한 폐기물 처리 비용 및 매립지 토양·지하수 오염, 탄소 배출 문제 등이 발생했다.세계인이 주목하는 김치의 건강 기능적 효능 … 국가 전략기술로 발굴
김치를 특별한 건강식으로 인정받게 한 데는 유산균의 역할이 크다. 유산균은 김치가 발효되면서 만들어지는 젖산, 대사산물과 함께 우리 몸의 원활한 대사 작용에 많은 기여를 한다. 김치가 장 건강은 물론이고 암과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기존 연구 결과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김치의 장-뇌 축 조절을 통한 비만 및 신경염증 개선 작용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혀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적으로 김치에 대한 인식이 전환됨에 따라 김치의 면역 효능 및 장 건강에 대한 과학적 구명을 위해 글로벌 리더 대학인 ‘UC DAVIS’와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추후 임상시험을 통해 김치가 현대인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의 기능적 우수성을 구명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에 대한 인식 전환과 건강 기능성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김치유산균, 국가자원으로서 가치 높인다 … 공인생물자원은행·공인시험기관 KOLAS 인정
김치자원은행 실물 자원.
김치는 10도 이하 저온에서 발효되는 반면 유제품은 중온 이상에서 발효되는 식품이다. 유산균은 종류에 따라 최적의 생육 온도가 저온에서 고온까지 다양하다. 즉 저온발효 김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김치유산균의 최적온도와 발효유제품 내 유산균의 최적온도는 다르다. 그러나 기존에는 김치에서 유용한 김치유산균을 분리할 때 서양에서 개발된 중온성(30∼40도) 유산균 시험법을 적용해 왔다. 이에 연구소는 저온성 유산균의 배양 특성을 이용해 김치의 품질과 발효에 영향을 주는 저온성 유산균에 최적화된 시험법을 개발하여 KOLAS로부터 국제기준에 따른 ‘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다.
이번에 새롭게 인정받은 저온성 김치 유산균에 특화된 시험법으로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독보적 김치유산균을 발굴할 수 있게 됐으며, 더 나아가 이 시험법으로 분리한 저온생육능 유산균을 보관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까지 모두 국제기준을 충족하는 기관으로 인정받게 되어 김치유산균 분야 연구성과에 대한 국제적 공신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김치유산균 자원은 향후 김치산업계뿐만 아니라 식품, 의료, 보건, 해양 등 다양한 산업 및 연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치산업계 유럽 수출길 막히자 상생 협력으로 돌파 앞장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수출에 있어서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협력하여 김치산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1년 유럽연합(EU) 복합식품 수입규정이 개정되어 김치와 같이 동물성 원료(젓갈 등)를 극미량이라도 포함하는 경우, 통관 과정에서 원료 제조시설의 EU 수출작업장 등록인증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업체는 EU 수출작업장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세계김치연구소는 대기업에 협조를 요청하여 EU 인증 젓갈을 중소 김치 제조업체에 공급해줄 수 있도록 중계했다. 이로써 중소 김치 제조업체의 김치 수출이 막힐 수 있었던 상황을 대중소 상생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김치산업의 혁신으로 세계인과 함께하는 김치의 미래
김치의 맛과 위생 등 식품으로서의 기본 자격에 충실하면서도 ‘품질 차별화’ 기술은 김치 세계화의 핵심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발효의 과학화’, ‘김치 산업의 선진화’, ‘김치 가치의 자원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최종 목표는 ‘국가 김치산업 혁신 거점’으로서 김치산업을 육성·발전시키는 것이다. 연구소는 오늘 김치의 날을 맞이하여 ‘2023 WIKIM FESTIVAL(위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연구 성과를 김장 문화의 전승 주체인 국민과 공유한다. 우리 김치가 세계인의 김치가 될 가까운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