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상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서울 도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이 여전히 후진국형인 ‘U자형’에 머물러 있는 만큼 공공과 민간의 변화 노력이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15~54세 기혼여성은 794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9000명 감소했다. 그중 경력단절여성은 4만8000명 줄어든 134만9000명이었다.
그러나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26.3%로 여전히 4명 중 1명에 달했다. 15~29세 17.0%, 40대 17%, 50~54세 7.2% 등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30대 초반보단 후반의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높았다. 30~34세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25.4%, 35~39세는 26.9%를 각각 기록했다.
해당 통계에선 경력단절을 결혼·임신·출산·육아·돌봄을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근로 의욕이 있는 30대 여성의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일을 못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행사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구인업체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 News1
40대는 육아(42.9%), 결혼(26.0%), 임신·출산(20.4%) 등 순서로, 50대는 결혼(36.0%), 육아(30.5%), 가족돌봄(15.2%) 등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이 5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5~10년 미만(32만5000명), 3~5년 미만(17만8000명), 1년 미만(15만5000명), 1~3년 미만(15만2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기혼여성일수록 경력단절이 더 짙은 경향도 보였다.
18세 미만 자녀와 동거하는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24.9%로, 15~54세 전체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 비율보다 약 7.9%p 높았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사회의 고용 풍토가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고용률을 보면 여전히 후진국형인 ‘U자형’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기업 문화를 더욱 확산하고 여성 고용이 많은 영역의 경우 공공부터 우선 중위 임금을 높여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