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21일 밤늦게 정찰위성을 발사한 뒤 세 시간여 만에 위성이 정상궤도에 안착했다며 이번 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한미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분석 중이다.
다만 위성이 궤도에 안착했다고 해서 ‘정찰 능력’을 온전히 갖추는 것은 아니다. 고화질의 정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성능이 핵심 사안 중 하나다.
그런데 북한이 지난해 12월 정찰위성의 성능 시험을 위한 ‘최종단계 중요 시험’을 했다면서 공개한 서울과 인천 일대의 사진은 ‘20m 분해능’ 수준의 해상도였다.
이에 대해 ‘조악하다’라는 평가가 나오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나서 “누가 1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겠느냐”라며 자신들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북한이 처음 발사를 시도, 실패해 추락한 군사정찰위성의 잔해물 분석 결과 우리 군은 북한의 정찰위성 능력이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라는 결론을 내리며 북한의 정찰 능력 수준은 아직 미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진 상황이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2년 12월19일 “국가우주개발국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면서 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로 찍은 서울과 인천 일대의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관건은 러시아의 지원 수준이다. 북한은 앞서 두 번의 발사 실패가 모두 발사체의 오류 때문이라고 발표했는데, 지난 8월 두 번째 발사 실패 때는 “큰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된 뒤 당초 공언했던 ‘10월 중 발사’라는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러시아가 북한의 발사체뿐 아니라 위성 본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약 북한이 이전과 다른 수준의 정찰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러시아로부터 위성 관련 기술 지원도 받았다는 추측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면 정찰력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추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기술 수준을 갖추고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이는 한미가 영상의 해상도와 품질을 평가해 어느 수준의 군사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보안 사항이 될 것”이라며 공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면 북한이 독자개발 하기 어려운 고성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센서, 구동기, 탑재컴퓨터 등의 하드웨어 기술 확보 또는 해외 구매 대행 등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