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인수금융-사모대출 공략 위해 미국 스티펄사와 합작회사 설립 싱가포르-인도네시아 투자자와 금융상품 협업 방안 등 논의도
한국투자증권이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자산으로 해외 각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글로벌 확장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한투는 올 10월 31일 4억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예정액보다 1억 달러를 증액 발행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우려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자금 조달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발행 예정액은 애초 3억 달러였으나, 전날 진행된 수요 예측 과정에서 170여 개 기관으로부터 26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몰려 4억 달러로 증액 발행했다. 이번 외화채권 발행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나틱시스은행(NATIXIS) 등이 주관했다.
한투는 이번 자금 조달에 힘입어 글로벌 사업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 초 미국 금융사인 스티펄파이낸셜과 합작해 설립한 SF 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인수 금융 및 사모대출 부문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또 글로벌 운용사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해외 투자은행(IB) 채널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금융상품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한투는 신남방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올 5월 정일문 사장이 금융감독원 및 6개 금융회사와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해 ‘인베스트 K-파이낸스: 싱가포르 IR 2023’을 열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정 사장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글로벌 사업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를 비롯한 현지 기관들과 금융상품 및 제도 개선에 대한 협업도 진행했다. 정 사장은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만큼이나 훌륭한 인적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라며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