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원 오송참사 수사본부장(청주지검장)이 3일 오전 충북 청주시 미호천교 임시제방에서 현장조사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실한 임시제방은 오송참사 발생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3.8.3/뉴스1
검찰은 참사와 관련한 기관이 많은 데다 대형 재난 참사인 만큼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입장이다. 아직 참사의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유족과 희생자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수사 넉 달째 잠잠… 檢 “수사 지연 아냐”
이후 시공사와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을 4차례에 걸쳐 추가로 압수수색해 관계자 휴대전화와 PC 각 200여 대를 확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수사 시작 넉달째에 접어들었음에도 원인 규명조차 되지 않으면서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행복청·충북도·청주시·충북경찰청·금강유역환경청·금호건설 등 관련자 230여 명을 조사했다.
이 중 일부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검찰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검찰은 수사 지연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말도 반납한 채 밤낮없이 수사를 진행 중인데 참사와 관련한 기관의 관련자들이 많고, 방대한 양의 압수품을 분석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을 확인해 주기는 어렵지만, 수사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검찰의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11일 만에 나온 합동감식 결과…수사 속도 붙나
20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내 배수펌프에서 충북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023.7.20/뉴스1
검찰은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식 결과를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경찰과 합동감식팀은 참사 당일 제방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강물의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미호강 임시 제방과 그 주변을 3D스캐너로 촬영했다. 지하차도 내부도 3D스캐너로 촬영해 구조물이 설계도면과 맞게 시공됐는지를 확인했다.
감식 결과 국과수는 부실한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미호강이 범람했고, 그로 인해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 원인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부실했던 임시제방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본 셈이다.
지하차도 내부 구조물은 설계도면과 맞게 시공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 저수조 등이 설계안의 용량대로 구축돼 있고, 지하차도에서 결함으로 볼 만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감정결과를 토대로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