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담긴 사진, 처칠 전 총리 연설집도
왕비는 파란 코트, 왕세자비는 빨간 코트
‘태극기’ 표현, BBC “한국에 대한 존중”
2008년 6월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가 부인 커밀라와 함께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에 있는 라프로익 증류소에 방문해 직접 위스키 병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 22일 라프로익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찰스3세 국왕 부부는 21일(현지 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연설집과 위스키 그리고 무궁화와 윤 대통령 부부 반려견 이름을 수놓은 파시미나(최고급 캐시미어) 등을 선물했다.
더타임스를 비롯한 영국 언론과 왕실에 따르면 찰스3세는 윈저성 왕실 제본소에서 제본한 처칠 전 총리의 한정판 1951∼1952년 연설문 모음집 ‘흐름을 막으며(Stemming the Tide)’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처칠 전 총리는 이 중 한 연설에서 “나는 늘 최대한 빨리 한국전쟁을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1.22/뉴스1
찰스3세 국왕은 스코틀랜드 싱글몰트 라프로익 위스키 한 병과 자신의 서명이 담긴 은색 사진도 선사했다. 커밀라 왕비는 김건희 여사에게 무궁화와 김 여사가 키우는 반려견 이름들을 왕실자수협회 전문가들이 직접 수놓은 파시미나 머플러를 선물했다.
영국 언론은 윤 대통령 국빈 방문 행사를 주요 기사로 다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커밀라 왕비가 파란 코트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가 빨간 망토와 모자를 착용해 태극기 색상을 표현한 것은 외교적으로 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이날 ‘한국 대통령 방문을 위해 왕실 레드카펫 펼쳐져’라는 기사에서 윤 대통령을 환영하는 웅장한 예식이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빈 방문은 왕실의 화려함과 실용 정치를 결합한 소프트파워를 선보여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지역에서 중요성이 더 커지는 동맹이자 무역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존중을 표시했다고 평가했다.·
런던 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