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56억원 가상화폐 거래 중개 등… 총 166만건-9100억 제재 위반 거래, 美서 퇴출… “기업 사상 최대 벌금” 비트코인-이더리움 2~4% 하락… “가상화폐 규제 강화 뒤따를 전망”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북한 등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과 거래 중개 등을 한 혐의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약 5조500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완전 철수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이른바 ‘거래소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도 거래소의 갑작스러운 폐쇄 등에 따라 이용자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주의보를 내렸다.
● FTX 이어 바이낸스 사태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의 한 부분은 그동안 저지른 범죄 때문”이라며 “이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기업으로서 가장 큰 벌금을 내게 됐다”고 했다.
● 국내외에서 규제 강화 뒤따를 듯
코인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 업계에 규제 강화 움직임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1위 거래소가 규제를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다른 거래소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바이낸스 사건은) 재무부와 가상화폐 업계와의 관계에 있어 분수령이 되는 순간으로 봐야 한다”며 “모든 가상자산 서비스 업체는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 선택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낸스가 규제 사각 지대에서 불공정한 거래를 통해 고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탈중앙화 기술의 혁신성 때문에 규제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몇몇 사업자의 급작스러운 영업 종료에 따라 이용자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당국은 고객자산 반환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용자 피해가 방지되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