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소’ 강조한 교황 줄곧 비난 아르헨 출신 교황 “밀레이 위해 기도”
대선 과정에서 최초의 자국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87)을 향해 ‘망할 공산주의자’ ‘악마’ ‘똥 덩어리’ 같은 막말을 했던 극우 성향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53)이 21일 교황의 축하 전화를 받고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통화 내내 교황을 부를 때 쓰는 ‘성하(聖下)’라는 극존칭을 썼고 고국 방문 또한 요청했다.
현지 언론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이날 밀레이 당선인과 교황은 약 8분간 통화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교황에게 “빈곤과 궁핍을 퇴치하기 위한 과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어린이 빈곤 퇴치, 교육 개선 등을 위해 강하게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즉위 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고국을 찾지 않은 교황에게 아르헨티나에 와 달라고도 요청했다.
교황은 이에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고 덕담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방문에 대해서는 “(언젠가) 볼 것”이라고만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