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의 품질 차이…국내산 선호" 맛·향·유통기한 등 선택 요인으로
외국산 멸균우유의 수입이 늘고 있지만 마트를 찾는 국내 소비자들은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저렴한 가격과 보관 용이성 등을 이유로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실제 마트에서 판매 비중은 저조한 수준이다.
23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8년 4291t ▲2019년 1만484t ▲2020년 1만1476t ▲2021년 2만3284t ▲2022년 3만1461t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별 수입량에선 폴란드가 7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10.0%), 이탈리아(7.7%), 호주(5.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규모가 늘었지만 소비자들이 쉽사리 장바구니에 수입 멸균우유를 담지 않는 주된 이유론 ‘맛과 향 그리고 유통기한의 문제’ 등을 꼽았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국내 연구소에 의뢰한 ‘수입 유제품의 유통 실태 및 안전성 품질 검증연구’의 중간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5개 수입 멸균유(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에 대한 최근 2년 리뷰 중 상위 및 하위 각 40개 이상을 무작위로 선정해 분석한 결과, 부정 평가 중 가장 빈도가 높은 7개 항목을 도출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산 신선우유 유통기한은 11~14일, 멸균우유는 12주다. 수입산 멸균우유 유통기한은 1년이다.
먼 거리에서 장기간 운송되는 만큼 유통기한이 길다.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한달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
또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네이버 및 각종 소셜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수입 멸균유(1ℓ) 5종(믈레코비타·갓밀크·밀키스마·올덴버거·오스트렐리아스)의 잔여 유통기한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제조 후 3~4개월이 지난 제품으로 나타났다.
올덴버거의 경우 제조 후 평균 5개월 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믈레코비타는 최소 2개월(약 9주) 된 제품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색깔이 하얗고 투명도가 높은 데다 신선한 우유 향이 짙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수입산 멸균유는 가열한 냄새와 치즈 향이 강했다고 평가받았다.
‘섭취 후 특성’ 항목에선 국내산 신선 우유와 멸균유가 전체 평가에서 우수했고 수입산 멸균유는 입안의 잔여물과 텁텁함이 심하다고 평가받았다.
또 수입산 멸균유는 쓴맛이 강해 커피와 조화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점은 수입산 멸균유는 제품을 통해 원유 등급 및 품질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산 신선 우유의 경우 원유의 등급과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개 미만, 세균 수 3만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특히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개 이하, 세균 수 10만개 이하),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개 이하, 세균 수 10만개 이하)보다 1A 등급이 되기 위한 기준이 더 엄격하다.
한편 국산 우유의 품질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실제 2023년 상반기 원유 검사 결과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71.13%로 전년 대비 3.23% 늘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99.62%로 전년 대비 0.05% 증가했다. 목장 원유의 질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