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9. 뉴스1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2)이 최태원 SK그룹 회장(63)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 원대 위자료 소송이 시작됐다.
23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재판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 최 회장이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밝힌 이후부터만 보더라도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지출 내역에 관한 물음엔 “티앤씨재단으로 간 돈도 있고 친인척 계좌 등으로 현금이 바로 이체되거나 카드로 결제된 금액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여세를 낸 것 같지도 않기 때문에 피고 측에서도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불륜·간통 행위로 인해 부부가 아닌 제삼자가 취득한 이익이 크다면 그런 부분 이익이 인정돼야 한다. 30억 원 위자료는 1000억 원에 비하면 훨씬 적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 측의 주장에 김 이사장 측 대리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 측이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1000억 원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악의적인 허위사실이고 증거로 확인됐다는 점도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1000억 원은 손해배상 청구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 아니라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명예훼손”이라며 “이는 가사소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범죄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변호인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이혼소송에서 맞소송을 낸 지 3년이 지나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부정행위 상대방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효가 소멸했다는 김 이사장 측 주장을 두고 “아직 이혼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소멸시효가 계산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내년 1월 18일을 정식 변론기일로 정하고 양측의 입장을 청취하기로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고백하며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2017년 최 회장은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이듬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입장을 바꿔 최 회장을 상대로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