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예기(禮記) 단궁상(檀弓上)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고대 중국 은나라 말기 여상(呂尙)은 위수가에 사냥 나왔던 주나라의 문왕을 처음 만나게 되었지요. 문왕은 여상의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책을 듣고 할아버지인 고공단보(태공)가 꿈에서라도 바라던 인물이 비로소 나타났다 하여 여상을 강태공이라 부르게 되었지요. 이후 강태공은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周)나라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 공로로 제(齊)나라의 왕으로 봉해졌다가 그곳에서 죽었지요. 하지만 그를 포함해 5대손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향인 주나라에서 장례를 지냈습니다. 이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악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즐기며, 예절은 그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옛사람의 말에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향하는 것은 인이다(狐死正丘首仁也)”라고 한 데서 수구초심(首丘初心)이 유래했습니다.
● 생각거리: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의 마지막 작품인 난고평생시(蘭皐平生詩)에도 “마음은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여우 같고(心猶異域首丘狐)/신세 또한 궁핍하여 울타리에 뿔 박은 양과 같구나(心猶異域首丘狐)”란 구절에서 죽음을 앞두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마음을 ‘여우는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首丘狐)’고 표현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