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임기 만료 앞두고 세대 교체 한투 김성환 대표등 50대 중반 약진 KB증권 대표 ‘직무정지’ 가능성 금융위 징계 수위도 변수 떠올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증권가에 최고경영자(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주가조작 사건 등을 계기로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12곳의 CEO 13명 임기가 올해 말과 내년 3월 사이에 끝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날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신임 사장을 내정했다. 5년간 재임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59)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김성환 부사장(54)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게 됐다. 부동산 PF 전문가인 김 부사장은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50대 중반 이전 사장 승진은 빠른 편이어서 한투 내부에선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55세의 김미섭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메리츠증권은 56세의 장원재 사장을 신임 대표로 발령했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창훈, 이준용 부회장은 모두 54세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박 대표, 양 부회장(당시 사장)에 대한 문책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넉 달 뒤에는 정 대표에게도 문책경고를 내렸다. 하지만 제재심의위는 금감원 자문기구여서 심의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과태료, 기관 및 임직원 제재 등이 결정될 수 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다섯 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가 금융위에서 확정될 경우 대표이사 연임뿐 아니라 향후 3∼5년 금융권 취업도 제한된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올 4월 라덕연 세력의 주가조작과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황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이사회가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 등을 차기 대표로 거론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