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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석방 진통… ‘가자 휴전 개시’ 지연

입력 | 2023-11-24 03:00:00

이스라엘-하마스, 세부조건 충돌
CNN “이스라엘, 명단 못받아”
이 “휴전 합의 파기는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합의한 인질 석방 및 일시 휴전 개시가 당초 알려진 23일에서 미뤄졌다. 양측은 석방 대상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결정, 맞교환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나흘간 휴전,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 맞교환에 동의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또한 아직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미 CNN 방송은 “1차 석방할 인질 명단을 이스라엘이 받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협상 파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질) 석방은 합의에 따라 시작되겠지만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석방이 24일 오전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을 둘러싼 각종 후일담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몇 시간 만에 카타르 정부는 미 백악관에 인질 석방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카타르는 가자지구 하마스 정부의 연간 인건비 절반을 원조하고 군사적으로도 비밀리에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자 이스라엘과도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카타르의 제안에 따라 하마스 측과 협상을 벌일 비밀 조직을 구성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브렛 맥거크 NSC 중동조정관 등 소수 관계자 등만 실체를 알 정도로 비밀리에 운영됐다. 이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매일 정보를 교환했고 지난달 23일 이스라엘 모녀 인질 2명을 풀려나게 하는 성과를 냈다.

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맥거크 조정관의 팔을 붙잡고 “이 (인질) 협상은 꼭 필요하다. 인질이 적어도 50명은 풀려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에 진입해 인질 협상이 잠시 결렬됐지만 결국 22일 하마스 측은 카타르에 협상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22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받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언급하며 서방이 러시아에 편파적인 이중 잣대를 쓴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충격적인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데도 서방이 이를 못 본 척한다”고 주장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