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서울 도심 주택공급] ‘8·4대책’ 당시 7만채 공급 약속 미지근한 시장 반응에 흐지부지
2020년 8·4대책에서 가장 큰 규모인 약 7만 채(수도권)로 공급 목표를 설정했던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이 표류하고 있다. 제도 도입 후 만 3년이 지났지만, 사업 첫 단계인 정비계획을 세운 물량이 목표치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공공재건축·재개발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공공재건축 정비계획을 세운 곳은 총 5개 단지, 2579채에 그친다.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공동 시행 약정을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LH와 약정을 맺은 곳은 △중랑 망우1(481채) △광진 중곡(324채) △신반포7(1045채)이고, SH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용산 강변강서(268채) △영등포 신길13(461채) 등이다.
8·4대책에서 정부는 공공재건축 방식으로 수도권에 총 5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H 등 공공이 참여하는 조건으로 기존 35층이던 층수 제한은 50층으로, 250% 수준인 용적률은 최고 500%까지 높이는 방식이다. 그 대신 민간은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기부채납하게 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성을 높이면 사업성이 떨어져 조합 내부의 의견 일치가 어려워지고 갈등이 생긴다”며 “용적률 혜택에 따른 수익도 결국 임대주택으로 되가져 가기 때문에 추가 혜택이 없는 이상 사업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