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1년, 오픈AI 사태] “AI가 인류 멸망시킬수 있다” 믿어 올트먼과 격돌… 해임 사태 이어져
인공지능(AI) 개발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해임을 주도했던 이사진들은 실리콘밸리 이상주의 운동인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EA)’ 그룹에 속해 있다. 2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트먼을 내쫓으려다가 역풍 끝에 5일 만에 사퇴하게 된 오픈AI 전 이사 일리야 수츠키버, 타샤 매콜리, 헬렌 토너 등 3명 모두가 EA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인류의 위험을 막고,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유사 철학 운동이다. 전통적인 부자들이 자선사업에 큰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EA는 가장 효율적으로 인류를 도울 수 있는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2014년 시작된 EA 모임의 일원들은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토너 이사가 이번 쿠데타를 벌이기 몇 주 전 오픈AI의 안전성을 비판하는 논문을 쓰면서 경영진에게 “오픈AI가 망하는 게 우리의 사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격분한 올트먼은 토너 이사가 일하는 미 조지타운대로 직접 찾아가 격분했고, 이게 이번 해임 사태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창업자 중에는 EA 모임 출신이 많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스카이프 창업자인 얀 탈린도 EA 모임 소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EA에 대해 “내 철학과 거의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도 몰락 전 EA 모임에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을 세운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EA 모임 소속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