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올트먼 해임 이사진은 ‘효과적 이타주의’ 그룹… 오픈AI 안전성 비판 논문 쓰고 “문 닫아야”

입력 | 2023-11-24 03:00:00

[챗GPT 1년, 오픈AI 사태]
“AI가 인류 멸망시킬수 있다” 믿어
올트먼과 격돌… 해임 사태 이어져




인공지능(AI) 개발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해임을 주도했던 이사진들은 실리콘밸리 이상주의 운동인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EA)’ 그룹에 속해 있다. 2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트먼을 내쫓으려다가 역풍 끝에 5일 만에 사퇴하게 된 오픈AI 전 이사 일리야 수츠키버, 타샤 매콜리, 헬렌 토너 등 3명 모두가 EA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인류의 위험을 막고,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유사 철학 운동이다. 전통적인 부자들이 자선사업에 큰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EA는 가장 효율적으로 인류를 도울 수 있는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2014년 시작된 EA 모임의 일원들은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토너 이사가 이번 쿠데타를 벌이기 몇 주 전 오픈AI의 안전성을 비판하는 논문을 쓰면서 경영진에게 “오픈AI가 망하는 게 우리의 사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격분한 올트먼은 토너 이사가 일하는 미 조지타운대로 직접 찾아가 격분했고, 이게 이번 해임 사태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EA 추종자들은 캘리포니아 버클리 그룹홈에서 함께 거주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철학적 논쟁을 벌인다. 휴식 시간에는 주로 체스를 한다고 한다. 2017년 모임 일원끼리 결혼을 하면서 하객에게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저서를 읽고 오도록 권유한 일화도 있다. 하버마스는 도덕적 합의를 이룬 영역에만 첨단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창업자 중에는 EA 모임 출신이 많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스카이프 창업자인 얀 탈린도 EA 모임 소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EA에 대해 “내 철학과 거의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도 몰락 전 EA 모임에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을 세운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EA 모임 소속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