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혁신위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를 초청,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정치’를 주제로 강연을 듣는다. 2023.11.23/뉴스1
국민의힘 혁신위원 3명이 23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박소연 혁신위원은 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과 함께 김경진 혁신위원으로부터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며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혁신위가 출범한 이후 한 달 만에 혁신위원 3명이 이탈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혁신위 기존 임기는 다음 달 24일까지다.
사의를 표명한 위원은 전날(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는 나라를 바꾸려고 순수하게 참여했다. 생업도 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참여했는데 시간 끌기용이라는 말을 듣고 더 이상 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해서 인 위원장에게 사의의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들은 혁신위가 다음 주에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공식 안건으로 의결하려는 것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계에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고한 지 3주가 지난 상황에서 일주일을 더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우리는 인 위원장의 생각을 부정하는 건 아니고 김경진 위원의 ‘시간 끌기용’이라는 발언이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간 끌기였다면 저희들도 국민들도 더 이상 별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해당 위원들은 당에서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사의 표명을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안건 발표 후 예정에 없던 추가 브리핑을 통해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다음 주 공식 안건으로 의결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는데, 혁신위원들의 사의 표명 직후 추가 브리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추가 브리핑에서 “(혁신위는) 지금까지 온 반응에 대해 굉장히 냉담을 가지고 있다. 아주 좋지 않게 생각한다”며 “(혁신위)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된 아주 절박한 심정이었다는 것을 전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한 혁신위원들은 모두 민간 전문가들이다. 박소연 위원은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이젬마 위원은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위원은 마이펫플러스 대표다.
다만 김경진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은 사의 표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한다”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