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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의 왕’ 샘 뱅크먼프리드, 구치소선 ‘고등어 절임’을 화폐로 사용?

입력 | 2023-11-24 16:35:00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구치소에서 ‘고등어 절임’을 화폐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재판 관련 증인들을 위협한 혐의로 8월부터 수감 중이다.

23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있는 뱅크먼프리드가 채식주의자임에도 구치소 매점에서 고등어 절임 팩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4년 교정당국이 수감자들의 흡연을 금지한 뒤로 교도소 내에서 고등어 절임이 담배를 대체해 화폐처럼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고등어 절임 팩은 수감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음식이었다. 가격은 한 팩에 1달러 정도이고 1인당 한 주에 14개씩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되는 양이 정해져 있다보니 화폐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공모, 돈세탁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던 2일 재판 직전에도 동료 재소자에게 고등어 절임 팩을 주고 머리를 잘랐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뱅크먼프리드는 마약과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또 멕시코 마약 조직인 시날리오 카르텔이 미국으로 코카인 50t을 반입하도록 도운 게나로 가르시아 루나 전 멕시코 안보장관과도 함께 수감돼있다. WSJ는 “뱅크먼프리드가 이들로부터 구치소 경제를 배웠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일주일에 한 번 변호사가 아닌 일반 방문객 면회를 할 수 있으며, 법률 자료만 검토할 수 있는 노트북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교도관들에게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1심 판결이 나오는 내년 3월 28일 이후에 연방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유죄가 선고된 유명인들에게 수감 생활을 조언하는 빌 바로니 변호사는 “고등어 화폐는 가상화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며 “뱅크먼프리드가 이감될 때 고등어 화폐를 가지고 갈 것 같다”고 WSJ에 말했다. 뱅크먼프리드에 적용된 7개 혐의가 모두 인정돼 최고형이 선고될 경우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