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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사 협박’ 학부모 교권 침해 첫 고발

입력 | 2023-11-25 01:40:00

자녀 수능부정행위 적발 교사에
“인생 망가뜨릴것” 피켓시위-협박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자녀의 부정 행위를 적발한 감독관 교사의 학교를 찾아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전화로 “인생 망가뜨려 주겠다”고 협박한 학부모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고발하기로 했다. 교권 침해 행위가 형사 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할청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돼 있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교권 침해 사건의 고발 주체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24일 교육부와 시교육청은 “자녀가 부정 행위로 처리되자 교사의 학교로 찾아가 피켓 시위와 부적절한 통화를 한 것은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이의 제기이고 명예 훼손, 협박 등 범죄”라며 “교육부 장관과 서울시교육감 공동으로 학부모를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개별 학교 사안을 직접 고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교육부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이달 16일 수능 4교시 탐구 영역 종료 종이 울린 뒤 답안지를 마킹하려다 사선을 그었고 수정테이프로 수정했다. 시험 종료 뒤 펜을 들고만 있어도 부정 행위다. 해당 수험생의 이번 수능 성적은 모두 무효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의 어머니는 17일과 21일 감독관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서 파면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수험생의 아버지는 17일 감독관에게 전화로 “내가 변호사인데 한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 “앞으로 인생 재밌어질 거니 기대하라”고 협박하고 교사를 찾겠다고 학교에 침입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고발 조치를 환영한다며 “피해 교사는 ‘교사들에게 책임만 요구하는 수능 운영 제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