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비판해온 미하일 카샤노프 전 총리를 외국을 위해 활동하는 스파이격으로 취급하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했다고 AFP 통신과 BBC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전날 카샤노프 전 총리를 국내에서 활동을 대폭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외국 대리인’ 명단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카샤노프는 푸틴 대통령의 1기 정부 때인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총리를 역임했지만 정책을 둘러싼 대립 등으로 푸틴 대통령에 의해 해임 당했고 이후 야당 진영에서 서서 푸틴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카샤노프는 작년 6월 러시아를 떠났다고 SNS를 통해 확인하면서 “영광스런 ‘외국 대리인’ 칭호를 주었다”고 러시아 당국의 조치를 비꼬았다.
카샤노프는 소련 해체 후 1990년대 재무장관으로서 막대한 외채의 구조조정 협상을 주도하면서 많은 부채 감경과 탕감 등을 이끌어냈다.
러시아 법무부는 지난 9월에는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계속하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독립 신문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러시아에선 푸틴 정권과 뜻을 같이 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를 차례로 ‘외국 대리인’으로 규정하고 탄압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