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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작곡가-과학 신동’ 키트 암스트롱 “과학 관심이 음악에 활기 줘”

입력 | 2023-11-26 14:55:00


12월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작곡, 과학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보여온 그는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음악에 대한 사랑을 지속시켜준다”고 말했다.마포문화재단 제공

그는 피아니스트다.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작곡가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과 시마노프스키 4중주단 등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는 또한 과학자다. 아홉 살에 미국 유타 주립대에서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음악을 공부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을, 펜실베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피에르 마리 퀴리 대학교에서 수학분야 우등으로 석사를 받았다.

‘픽션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다. 다음달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리사이틀을 펼치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포문화재단의 ‘3 PEACE CONCERT’ 둘째 날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서 생상스 ‘앨범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6번, 리스트 ‘탓소의 죽음의 승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도 없이 작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집에 CD 플레이어도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음악을 읽고 악보에 쓰는 법을 익혔습니다.”

―음악과 과학 분야에서의 성취가 서로 관계될까요.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주죠.”

―작곡가로서 어떤 곡을 써왔나요?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교향곡, 피아노소나타, 현악4중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왔죠. 작곡을 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
이번 리사이틀 2부에서는 ‘3 PEACE CONCERT’ 다른 날 순서에 출연하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일본 피아니스트 타케자와 유토가 함께 무대에 나와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

―함께 화음을 맞춰볼 두 연주자에 대해 알고 있나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 스타들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뜻 깊게 생각합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그가 2021년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16-17세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와 존 불의 건반음악 앨범은 ‘수많은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풍부한 환상과 상상력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녹음 계획은?
“최선을 다해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다 보면 평가는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투어 일정에 집중해야 해서 여유가 생길 때 다음 녹음 계획을 고민해보려 합니다.”

―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에 있는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문화 센터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이었는지요?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던 중 소개를 받아 교회를 사게 되었죠. 교회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많기에 교회란 연주자에게 친숙한 공간입니다. 정기적으로 콘서트와 연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맞아 한국 팬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주가 한국 관객들께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작곡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