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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9·19 중지는 최소한의 방어”… 왕이 “한반도 상황 우려”

입력 | 2023-11-27 03:00:00

[한중일 외교회담]
韓中 외교 수장 2시간 회담
박진 “北도발 대응에 中역할” 촉구
왕이 “대만 문제 간섭말아야” 언급




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 위반하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여기에 대응해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한 데 대해서도 박 장관은 “최소한의 방어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중국이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한국의 9·19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당사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부산을 찾은 박 장관과 왕 부장은 26일 오전 10시 40분부터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2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 박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는 것은 한중 간 공동이익에 해당한다면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시종일관 동북아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이었고 한반도 정세 완화를 위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에 속하는 사안이다. 타국이 간섭할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영국을 방문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함께 대만과 동중국해·남중국해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은 곧바로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한중 관계와 관련해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지위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늘려나가길 바란다”며 “양국 관계가 좋으면 이익을 얻고 그렇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에서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라는 주장이다.

박 장관은 중국 내 체류 중인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시키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에 따라 적절히 처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서도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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