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강원 고성군 한 공중화장실에서 군청 소유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쳐 가는 공무원들. 채널A
에어컨 절도와 버스기사 폭행을 저지르고도 선처받았던 공무원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아내까지 때려 결국 사회로부터 격리됐다.
27일 강원도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1단독 김찬년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상, 특수상해,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6)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8일 오후 11시경 혈중알코올농도 0.230%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앞 승용차를 들이받아 운전자 B 씨(37)에게 전치 4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비가 많이 내려 도로가 젖었음에도 A 씨는 시속 121∼123㎞로 차를 몰았다.
A 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신미약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매우 높았고, 가정폭력 범행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수사단계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재범 위험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심신미약은 인정할 수 없으나 약 1년 전 모친상 이후로 정신적 구심점을 잃은 듯 행동한 사정이 이 사건 범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속초시 공무원이었던 A 씨는 지난해 6월 강원 고성군 한 공중화장실에서 또 다른 시청 공무원과 군청 소유 에어컨 및 실외기를 훔쳤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버스기사와 경찰관을 잇달아 폭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잇따른 범죄행위로 A 씨는 결국 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