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신인상
한화 이글스 문동주(20)는 2022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디며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신인상, 또 다른 하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예상보다 1년이 더 걸렸지만, 문동주의 발길은 목표로 했던 곳에 다다랐다.
문동주는 27일 서울 웨스티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품었다.
트로피를 안은 문동주는 “트로피가 너무 무거워서 머릿속이 백지가 됐다”면서 “트로피 무게를 잘 견디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문동주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전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출발했지만 데뷔 첫 해 13경기 (28⅓이닝)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활약은 아쉬움을 털어버리기에 충분했다.
문동주는 올해 구단의 이닝, 투구 수 등의 제한을 받는 관리 속에서 23경기에 등판해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수확했다.
강렬한 기억도 남겼다. 지난 4월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회 시속 160.1㎞의 직구를 던져 KBO리그 최초 시속 160㎞(투구 추적시스템·PTS 기준)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문동주는 “사실 작년 입단식에서 신인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말했다. 근데 본의 아니게 1년이 미뤄져서 올해 두 개를 다 이루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내가 이야기한 부분들을 지켜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목표를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던 같은 팀 포수 최재훈은 곧바로 축하 연락을 보내왔다. 문동주는 “선배님이 ‘너무 잘했다, 내년엔 15승 가자’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더라. 그런 목표를 설정해주셨으니 내년엔 재훈 선배님과 같이 15승을 목표로 달려보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문동주의 신인상 수상으로 한화도 오랜 갈증을 풀었다. 한화는 2006년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석권한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신인상을 배출했다.
KBO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류현진의 뒤를 잇게 됐다는 점에서 문동주는 자신에게 향하는 더 큰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문동주에게 이뤄야 싶은 목표는 여전히 많다.
문동주는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는데 성적이 리그를 압도했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 이날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에릭 페디(NC)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문동주는 “페디가 ‘내년엔 MVP를 받을 거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아직 MVP는 어렵지만, 그렇게 말한 만큼 언젠가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 내년 MVP는 아니더라도, 훨씬 더 발전해야 한다”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