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신임 국정원 차장들 신뢰
대통령실은 일단 새로 임명된 1, 2 차장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조하며 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 고위 관계자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대북 정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에 맞춰 신임 1, 2차장은 정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발탁했다”며 “본연의 정보 업무 기능을 강화하는 큰 방향 속에서 국정원 쇄신과 후임 원장 인선 작업이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신임 국정원 1, 2차장에 홍장원 전 주영국대사관 공사와 황원진 전 국정원 북한정보국장을 각각 임명했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홍 1차장에 대해 “해외 첩보 수집 및 공작 부서에서 탁월한 업무성과를 보였다”고 했다. 아울러 황 2치장은 “북한정보 분야 외길만 걸어온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로 북핵 일타 강사”라고 소개했다.
●후임 원장 , 조직장악·방첩 역량 종합 고려
대통령실은 연내 후임 국정원장 인사를 한다는 방침 속에 적임자를 찾고 있다. ‘인사 파동으로’ 경질 사태가 일어난 만큼 후임 국정원장은 흔들린 조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국정원의 방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능력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외부 인사로는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김 처장은 윤 대통령의 고교 선배라는 점이, 김 1차장은 안보실 내에서 역할이 여전히 무거운 점이 인선의 문제로 거론될 것”이라고 했다. 내부 출신으로는 대북공작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승연 국정원장 특보와 변영태 전 해외공작국장, 일본통인 김옥채 주요코하마 총영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북심리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도 이름이 나오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내부 출신이 원장을 맡으면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내부 출신이 발탁될 것”이라고 했다. 조직 기강 확립과 방첩 역량 강화 등 여러 차원을 고려하면 일단은 ‘외부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정부 출범 1년 반 동안 국정원에서 벌어진 인사파동이 벌써 5번째”라며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에서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정부는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