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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도소 부지, 시민에게 돌려준다

입력 | 2023-11-28 03:00:00

후적지에 산책로-체험 공간 만들고
2028년 근대미술관 등 조성 예정
“슬럼화 우려 막기 위해 사업 속도
오늘 이전하는데 경력 300명 투입”



대구교도소가 52년 만에 신축 교도소로 이전하는 가운데 27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현 대구교도소 진입도로에 재소자 호송 작전을 위한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대구교도소가 28일 하빈면 신축 교도소로 이전하면서 후적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의 기대치보다 개발 사업 속도가 더딘 가운데 달성군은 우선 후적지를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달성군은 지난달 10일 ‘대구교도소 유휴부지 공간 활용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에게 교도소 후적지에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성군은 유휴부지 공간 활용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해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사업비 15억4000만 원을 투입해 기존 직원과 면회객 주차장 등을 정비하고 녹지공간 일부 구간을 손볼 예정이다. 방치돼 있던 녹지공간을 개선해 산책로를 만들고 야외무대와 야간조명, 책 정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교도소 담벼락에는 미디어아트와 벽화 등을 설치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교도소의 상징인 주탑은 담벼락 안에 감춰져 있던 수용시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 이색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앞으로는 단계적으로 교도소 내부를 개방해 업무 및 교정 시설에 물놀이장과 야시장, 전시관, 미디어아트 관람 시설,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 시설 등을 조성한다. 달성군 관계자는 “교도소 이전 이후 오랜 기간 빈 시설로 남을 경우 슬럼화할 우려가 큰 만큼 사업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교도소 후적지 개발을 위해 대통령실,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시는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 지역 공약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을 위한 사업 부지로 대구교도소 후적지를 지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적지 10만5000여 ㎡ 부지에 국비 6700억 원을 투입해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 콤플렉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예산 부족을 문제로 사업 속도가 더뎌지는 분위기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2025년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2026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8년 준공 및 개관을 목표로 대통령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화원읍 천내리에 있는 대구교도소는 1971년 개소했다. 법무부는 2008년부터 대구교도소 이전 계획을 수립해 2016년 국비 1851억 원을 들여 하빈면 신축 교도소 공사를 시작했다. 2021년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신축 교도소 배수 시설이 미비하다는 점검 결과가 나와 지연됐다. 새 교도소는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6만1123㎡ 규모다. 교정 시설과 함께 건립된 다목적 시설 체육관과 테니스장, 운동장은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28일 교도소 이전 당일에는 대구경찰이 기동대 3개 중대와 특공대 2개 팀 등 경력 300여 명을 투입한다. 대구교도소도 교도관 600여 명을 호송 작전에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대구교도소 관계자는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재소자 2000여 명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호송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