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정부에 무료화 재건의 “상습 정체로 고속도로 기능 상실 개통 후 건설 투자비 2.6배 회수”
27일 경인고속도로 인천 요금소를 빠져나온 차들이 서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된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로 불린다. 수도권에 급증하는 물류와 교통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총길이 23.9km 규모로 건설됐다. 개통 초기에는 인천∼서울 소요 시간이 1시간에서 18분 안팎으로 단축되며 차량 흐름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천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도심을 단절시킨 탓에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 데다 상습적 차량 정체가 빚어져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인천시는 2015년 국토교통부와 이관 협약을 맺은 뒤 2017년 미추홀구 용현동(옛 인천 기점)∼서구 서인천 나들목 10.5km 구간의 관리권을 넘겨받아 일반도로(인천대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서구 가정동∼서울 양천구 신월 나들목 구간(길이 13.4km)만 경인고속도로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가 정부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추진을 계기로 최근 통행료를 폐지하는 방안을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등에 통행료 폐지를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올해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건의문을 여러 차례 보낸 데 이어 시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50년 넘게 징수해 이미 건설 유지비가 충분하게 회수된 만큼 현재 900원을 받는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2021년까지 1조4716억 원의 통행료를 걷어 유지관리비 6910억 원을 빼고도 건설 투자비(3004억 원)의 2.6배를 회수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 경인고속도로의 전체 구간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출퇴근 시간에는 시속 30km로 서행할 정도로 정체가 심해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요금을 받는 인천 요금소가 시의 경계에 있어 인천시민은 통행료를 내고 경기 부천시민 등은 무료로 이용하는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완공 추정 시점인 2030년 이전에 통행료를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와 관계 기관에 당위성을 홍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