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일이다. 돈이 걸려 있는 데다 예상과 현실 간의 괴리가 커서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당장 이번 달 국내 증시만 보더라도 예상외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점에 이번 달 코스피 반등을 자신 있게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달 코스피가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올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코스피가 떨어진 상황에서 다음 달 증시 급등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코스피는 이달 23일 종가 기준으로 월간 수익률 10.4%를 기록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주식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달 코스피 반등 배경을 알아보자. 세 가지가 눈에 띈다. 금리, 실적, 정책이다. 이달에는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락했다. 5%에 다다랐던 금리가 한 달도 안 돼 4.4%까지 내렸다. 미국 국채와 동행하는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3.6%로 낮아졌다. 통상 금리는 할인율로 대체되는데, 이 수치가 내려가면 기업이익 전망치가 상승해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마지막은 정책인데, 금융당국이 5일 발표한 공매도 금지가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한국 증시에선 내년 6월 30일까지 모든 종목의 공매도가 중단된다. 공매도 금지는 장단이 분명한데, 일단 시장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매도 압력 약화에 환호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코스피는 2,500으로 재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미봉책이다. 시간이 지나 공매도 규제가 풀리면 주가 변동성은 이전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코스피는 이달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회의가 예정돼 있고, 연말을 맞아 대주주 양도차익 물량이 나올 여지가 있다. 배당락도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 달은 향후 예상에 있어 장애물이 많다.
신규 투자자가 이런 요인을 모두 분석하기는 벅찰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예측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강조하고 싶은 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투자에 좀 더 신중한 시각을 갖자는 것이다. 현재 한국 시장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섣부른 시장 참여보다는 산업 현황 및 기업 동향 등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을 공부하면서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투자 타이밍으로 전혀 늦지 않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