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13명 등 상하원 38명 선언 이전 55명 넘어 역대 최다 가능성 “강경파에 기회… 양극화 악화 우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최근 10년간 정치를 떠나는 의원 수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와 하원의장 해임 및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같은 의회 마비에 정치 혐오가 퍼지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26일 “의원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의회를 떠나고 있다”며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쏟아진 증오와 상호 비난, 당파적 탄핵 시도와 연방정부 셧다운 위협 등이 ‘정계 은퇴 퍼펙트 스톰(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하원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38명(상원의원 7명, 하원의원 31명)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13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선거가 약 11개월 남은 것을 감안하면 불출마 대열에 합류할 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사태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12년 이후 6차례 선거 중 현역 의원 불출마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중간선거와 2018년 중간선거 당시 각각 55명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불출마 러시가 오히려 공화당과 민주당 강경파에 대한 의회 문호를 넓혀 정치 양극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액시오스는 “불출마한 공화당 하원의원들 지역구는 대부분 확고한 공화당 우세 지역인 반면에 민주당 의원들 지역구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는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양당 모두 강경파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