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마약성 진통제로 하루 1300명 사망 국내 기업들, 대체제 위한 연구개발 활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및 중독 우려로 인해 비마약성 진통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약성 진통제를 대신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보존제약과 아이엔테라퓨틱스, 올리패스, 지투지바이오, 메디포럼 등이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 중이다.
오피란제린은 중등도·중증 통증에 효과가 있는 세계 최초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기존 비마약성 진통제가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이온 채널 유전자 하나를 억제해 통증을 억제했다면, 오피란제린은 두 개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Serotonin receptor subtype 2A)와 ‘글라이신 수송체 2형’(Glycine transporter type 2)을 동시에 억제하는 것이다.
비보존제약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5곳의 의료기관에서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후 통증 환자 총 2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 3상에서 오피란제린 주사제는 일차 평가 지표인 투여 개시 후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 12)에 대한 평가에서 유의성을 확보, 진통 효능을 입증했다.
비보존제약은 오피란제린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 3상도 준비하고 있으며, 주사제 제형을 변경한 오피란제린 외용제도 개발하고 있다.
화상, 자상 등 강한 통증은 느끼지 못하지만 감각 신경은 별다른 이상이 없는 극소수 사람들의 유전자를 조사해 본 결과, SCN9A 유전자가 불활성화 됐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올리패스에 따르면, OLP-1002는 다양한 동물 통증 모델에서 우수한 진통 효능을 보였으며, 13주 반복 투약 전임상 평가에서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이온채널 타겟 전문기업 아이엔테라퓨틱스는 퇴행성 질환에 따른 만성통증을 해결하기 위한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 중이다.
비마약성 진통제 ‘iN1011-N17’는 이온채널 개발 한계를 극복한 이온채널 플랫폼 기술 비트보(VITVO)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다. 아이엔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전임상에서 투약 후 체내에 약물이 작용하는데 있어 경쟁물질 대비 우수함을 보였다.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대비 우수한 효능도 나타냈다.
지투지바이오는 3일 이상 진통 효과를 내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투지바이오가 개발 중인 ‘GB6002’은 로피바카인 성분 서방형 주사제로, 심혈관 및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독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투지바이오에 따르면, GB6002를 수술부위에 직접 투여하면 약물에 대한 전신 노출도를 낮춰 기존 투여 방식 대비 부작용이 감소된다. 현재 건강한 성인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술 후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등 통증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여하는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는 중독성이 심해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체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자체 개발된 신약은 없다. 경보제약이 뉴질랜드 AFT파마슈티컬스의 비마약성 진통제 ‘맥시제식’을 판매하고 있는데, 맥시제식은 올해 1분기 15억원의 매출을 보였으나 3분기에는 4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편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50만명 이상이 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사망자가 1300명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비마약성 진통제 수요로 인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