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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해진 진짜·가짜 경계…美 메리엄웹스터 올해의 단어 ‘authentic’

입력 | 2023-11-28 17:04:00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미국의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7일(현지 시간)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진정성 있는, 참된, 진짜’ 등의 뜻을 지닌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다. AP통신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조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실제처럼 합성하는 ‘딥페이크’가 유행하고 있는 데다 정치적 양극화 등으로 객관적 사실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탈(脫)진실(Post truth)’ 양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메리엄웹스터는 특정 단어의 조회수, 검색량 등을 통해 2003년부터 ‘올해의 단어’를 뽑고 있다.

메리엄웹스터는 어센틱의 검색량이 과거에도 많았지만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진 올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터 솔콜로프스키 선임 편집장은 “올해 우리는 진실성 위기를 겪고 있다. 어떤 정치인이 실제로 이 발언을 했는지, 어떤 학생이 진짜로 이 논문을 썼는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어센틱은 ‘자신의 인격, 정신, 성격 등에 충실한’의 의미도 있다. 올해 샘 스미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유명 가수들은 ‘진정한 자아’ 혹은 ‘진정한 목소리’를 추구하겠다며 이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 2월 이 단어를 사용하며 각국 정치인과 기업 지도자가 좀더 진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N 또한 AI의 등장으로 조작된 이미지 등이 손쉽게 유통되면서 유명인과 유명 브랜드 등이 자신의 진위, 진정성을 증명하고 싶어했다고 짚었다.

올해 검색량 2위를 차지한 단어는 딥페이크였다.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 후 이름을 바꾸면서 ‘X’의 검색량도 상당했다. 올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과의 전쟁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의 협동 농장 ‘키부츠(kibbutz)’의 검색도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4차례 형사 기소되면서 ‘기소하다(indict)’도 주목받았다. 올 2월 그래미상을 수상한 미국의 흑인 여성 배우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상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4대 상을 휩쓸었다는 의미로 이 상의 머릿글자를 묶어 부르는 ‘EGOT’의 검색 또한 빈번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