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아침마당’ 방송 화면 갈무리
가수 태진아가 치매를 앓는 아내 옥경이(본명 이옥형)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태진아는 28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나도 사람인지라 음식을 잘 못 먹으면 야위더라. 그 사람(옥경이)이 잘 먹으면 나도 잘 먹는데 그렇지 않으면 음식을 잘 못 먹는다. 나 혼자 먹을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태진아의 아내는 인지장애 진단을 받고 5년 가까이 투병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진아는 “본인이 기억하는 사람이 저하고 아들 이루밖에 없다. 둘 밖에 기억을 못한다. 오늘도 나오는데 한참을 이루와 얘기했다. ‘오늘은 생방송이니까 빨리 갔다가 올게. TV를 보고 있으세요. 날씨가 안좋으면, 호흡기, 관절, 심혈관에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5년 전만 해도 제가 잘 몰랐다. 어느 날인가 똑같은 걸 자꾸 물어보더라. 했던 질문을 계속해서 느낌이 이상해서 병원에 가서 면담을 했더니 치매 초기라고 하더라”라면서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점점 나빠지는 모습을 보고 매일매일을 울었다. 보는 앞에서 울 수가 없어서 샤워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태진아는 영상 편지를 통해 “당신은 내 인생의 99%고 당신이 있어 내가 있는 거다. 제발 기적이 일어나 예전의 당신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 “고생하다가 이제 즐겨야 할 나이이고 이루 장가가는 것도 봐야 하는데 이렇게 되니까 어떨 때는 내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더라. 나는 그 사람 하나 뿐이다. 제가 바닥에 떨어져 고생할 때 나를 만나준 사람이다. 이제 이 사람과 여행도 가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욕을 시키다가 발목을 삐어서 이제 이루한테 의지한다. 그래서 이루와 더욱 가까워졌다. 둘이 끝없이 대화를 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 또 눈물이 나곤 하더라”라고 했다.
온라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