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상술에 나락… 사회문제로 日경찰청장 직접 나서 현장단속
일본 최대 유흥가인 도쿄 가부키초에 호스트 클럽 광고 간판들이 즐비한 모습. 아사히신문 제공
“나만 똑바로 바라봐 줘서 너무 좋아.”
일본 요코하마에 사는 21세 여성 A 씨는 2년 전 호스트 클럽에서 만난 남성 접대부의 이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 2년 전 고3이던 A 씨는 “1000엔(약 8700원)으로 놀 수 있다”는 번화가 호객꾼 접근에 가벼운 마음으로 호스트 클럽에 갔다. 화려한 가게에서 미남 접대부가 특유의 화술로 접근하자 넘어가지 않을 재주가 없었다.
놀 때는 즐겁지만 끝나면 허무해지는 마음을 달래려 A 씨는 지난해부터 일본 최대 유흥가 도쿄 가부키초에 갔다. 자신이 지명한 접대부는 “좋아한다” “곧 일을 그만둘 테니 같이 식당을 하자”고 유혹했다. 1병에 30만 엔(260만 원) 넘는 샴페인을 주문해야 원하는 남성 접대부와 오래 있을 수 있어 씀씀이는 커져만 갔다. 이렇게 2년간 쓴 돈이 1000만 엔(약 8700만 원). 외상 술값은 그대로 빚이 됐다. A 씨는 결국 성매매에 나서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호스트 클럽 영업이 활발해지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일본 경찰 수장 쓰유키 야스히로(露木康浩) 경찰청장이 27일 직접 호스트 클럽이 가득한 가부키초를 시찰하며 점검에 나섰다. 일본 경찰청은 전국에 호스트 클럽 악성 상술 단속 특별 지시를 내렸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