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중동 핵심 안보파트너 UAE 화웨이 등 中기업들과 ‘기술 밀착’ 백악관-CIA “美中 중에 선택하라” 中과 ‘AI 협력에 단호 대처’ 경고
27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G42와 관련해 UAE에 중국과의 기술 협력 문제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G42 제재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중동 안보를 위한 미국 핵심 파트너인 UAE가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세운 대표 기업일지라도 중국과의 AI 협력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UAE-中 첨단기술 밀착에 경고음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달 G42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위해 UAE를 찾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델타 같은 미 빅테크와 제휴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AI용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시스템스와 1억 달러 규모의 슈퍼컴퓨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G42와 중국의 관계가 점점 밀착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 중국 시노팜 백신을 적극 도입한 UAE는 이듬해 G42와 시노팜의 파트너십을 독려했다. UAE 현지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G42의 AI 인프라 구축에 미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기업 화웨이가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샤오 CEO는 UAE 시민권을 얻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G42 투자 자회사는 올 3월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1억 달러 규모 지분을 인수하고, 무바달라는 세계 3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미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등 테크 분야 투자를 늘리며 미국의 우려를 샀다.
● 백악관-CIA “美中 가운데 선택하라”
미국의 첨단 AI 기술이 중국에 유출돼 미래 무기에 활용될 가능성 등을 우려해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을 추진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UAE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NYT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설리번 보좌관이 올 6월 미국을 방문한 타눈 보좌관에게 “G42는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NYT에 “UAE는 미중 가운데 한쪽만 선택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G42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G42가 중국 바이오 회사 BGI게노믹스와 함께 만든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미 네바다주에 기부했을 때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백만 미국인의 유전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배포를 막았다. 미 상무부는 BGI게노믹스를 올 3월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