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6 뉴스1
“영화를 보고 현대사에 푹 빠져 유튜브로 인강(인터넷 강의)까지 듣게 됐어요. 공부할수록 더 깊게 파 보고 싶은 마음에 논문도 내려받았습니다.”
강남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최근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난 뒤 근현대사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A씨는 “실제와 영화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해 찾아보다가 인강과 90년대 다큐멘터리까지 찾아봤다”며 “어느 정도 과장됐을 줄 알았는데 역사 속 전두환과 하나회(군대 내 사조직)의 반란을 알고 나니 참혹한 기분이 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12·12 군사반란부터 시작해 5·18, 6월 항쟁, 문민정부까지 현대사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X(엑스·구 트위터) 갈무리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몰이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근현대사 공부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12·12 사태를 다룬 영상 조회수가 뒤늦게 급등하는 등 현대사 관련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송모씨(35)도 영화 서울의 봄을 계기로 현대사에 흥미를 붙였다. 송씨는 “전두환씨가 쿠데타를 일으킨 건 알았지만 군대가 이렇게까지 동원된 줄은 몰랐다”며 “그때 관련됐던 인물들이 사태 이후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유튜브로 많이 찾아보고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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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시대순으로 ‘정주행’하며 공부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의 봄 개봉 이후 SNS에는 ‘근현대사 배경 영화 타임라인’, ‘서울의 봄 예습·복습용 역사 정리글’ 등 관련 콘텐츠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영화를 본 뒤 치솟은 심박수를 스마트워치로 측정해 SNS에 올리는 ‘심박수 챌린지’까지 등장했다. 한 관객이 엔딩 직후 심박수가 178bpm까지 급등했다고 인증한 글이 시초였다. 이미 쿠데타의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분노를 유발하는 영화 속 상황 탓이다.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인데도 이들이 얼마나 영화에 몰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개봉 이후 유튜브의 12·12 사태 관련 영상에는 ‘서울의 봄 보고 왔다’는 댓글 반응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 실제로 29일 기준 유튜브에서 ‘12·12 쿠데타’, ‘12·12 군사반란’ 등의 키워드 검색량은 모두 ‘높음’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