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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INSIGHT]혁신 성공 사례를 조직 전반으로 확장하려면

입력 | 2023-11-29 23:30:00


전 세계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들여다보면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사업 단위에서 개발한 혁신이 기업 전체, 즉 각 지사로 모두 전파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모든 혁신이 회사 전체로 퍼져 나가거나 회사가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지역에 적용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조직 간 혹은 지역 간 협력이 부족할 경우 내부 자원이 낭비되고 혁신 속도가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혁신을 확장할 때 세 가지 장애물이 있다. △지역적 고유성에 관한 오류 △인센티브와 문화의 미스매치 △투명성 부족이다. 각 지사에 배치된 리더들은 그가 속한 시장, 고객, 운영 조건의 특이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지역적 고유성에 관한 오류’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제품과 혁신, 이를 통해 얻은 역량과 학습은 생각보다 쉽게 이전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인센티브와 문화의 미스매치 또한 대기업이 혁신을 조직 내 확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흔한 어려움에 속한다. 예를 들어 각 지사에서 일하는 리더가 받는 보너스는 일반적으로 지역 내 손익 성과 기반이다. 따라서 이 리더는 굳이 다른 지역에 혁신을 공유하는 데 시간,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 반대로 직접 개발하지 않은 기술이나 연구 성과는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조직 문화를 가리키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처럼 외부의 혁신을 배척하는 사고방식 역시 관리자로 하여금 외부 아이디어 도입을 꺼리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명성 부족 역시 혁신의 확산을 막는다. 글로벌 대기업 내 사업 단위들이 혁신을 공유하지 않고 노력이 중복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서로가 무엇을 개발했는지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업별, 지역별로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이노사이트는 직접 컨설팅을 진행했던 글로벌 소매 은행 사례를 통해 혁신 확장의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 은행 역시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장애물을 경험했다. 그러나 본사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이를 해결했다. 먼저, 지역적 고유성에 관한 지역 리더들의 맹신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의 중앙기업전략팀은 공통의 혁신 우선순위를 찾도록 했다. 다음으로 각 지역 혁신 우선순위 간 공통점을 찾고 비교하기 위해 각 지역 고위 리더들과 여러 차례 토론을 진행했다. 이후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발견된 우선순위를 정리했다. 크게 모기지 신청 플랫폼, MZ세대 소비자를 위한 모바일 전용 신상품 개발, 콜센터 이용 및 대기 시간 단축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렇게 지역별 공통 혁신 우선순위가 정해지자 자연스럽게 디자이너나 상품 개발자 간 실무 커뮤니티가 생겼다. 이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었고, 학습 내용을 전파할 수 있었으며, 공유된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 인센티브와 기업 문화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은 먼저 각 지역 리더들이 비록 매출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어도 다른 지역으로의 혁신 확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게 인정될 경우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리더들 역시 혁신을 공유했거나 다른 지역 혁신을 채택한 관리자들을 공개적으로 치하하며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투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은행은 먼저 모든 지역 공통의 혁신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혁신의 개요를 작성하고 추적하는 ‘혁신 포트폴리오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지역은 혁신 우선순위, 타깃 고객 세그먼트, 매출 잠재력, 예상 투자 요건 등을 포함해 각 혁신 프로젝트 세부 사항을 온라인 시스템에 입력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각 지사에서 어떤 혁신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다른 지사가 운영 중인 혁신 활동을 잘 모른 채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낭비된 자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서로 협력해 인사이트를 모으고 역량을 개발하면서 데이터 자산 역시 통합할 수 있었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대기업이 지역 혁신을 확장하는 법’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샤리아르 파르바란데 이노사이트 어소시에이트 파트너 외 2명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