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충전소 160곳… 목표의 절반
수소값 매년 올라 가격 경쟁력 하락
1000대 넘던 수출, 올해는 271대
“現정부, 정책마련에 소극적” 지적

29일 오후 서울 수소충전소에서 이현민 씨의 넥쏘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다음 차를 살 때는 꼭 내연기관으로 돌아갈 겁니다.”
29일 오후 서울의 한 수소충전소.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충전 중이던 이현민 씨(43)는 이처럼 말했다. 이 씨는 2020년 넥쏘를 구매해 3년간 12만 km를 주행했다. 수소차가 흔치 않던 때였지만 당시 정부의 대대적인 수소차 인프라 확대 전략을 믿고 구매했다. 단계적으로 수소연료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발표도 봤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수소차 정책은 그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3만 원대면 가득 차던 연료 가격은 현재 5만 원을 넣어야 한다고 한다. 정부의 수소충전소 확대 계획도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 상황. 이 씨는 “충전소를 겨우 찾아도 오후 8시 전에 문을 닫고 점심에는 열지 않는 곳도 많다”며 “부품이 없어 수리도 어렵다 보니 내연기관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수소차 내수, 수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10월 기준 올해 수소차 신차등록대수는 3964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대수(8435대)의 절반 아래다. 국내 수소차 수출도 올해는 271대에 불과하다. 2020년(1041대)과 2021년(1121대) 1000대를 넘었던 때와 비교해 급감했다.
수소차 보급이 목표만큼 되지 않는 것은 우선 연료가격이 매년 오르며 수소차의 연료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2019년 정부는 kg당 수소가격을 2022년(6000원), 2030년(4000원), 2040년(3000원)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공언했다. ‘수소유통센터’를 설치해 적정 수준으로 수소가격을 관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수소연료가격은 거꾸로 매년 상승해 지금은 kg당 1만 원까지 올랐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