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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고립’ 印 인부 41명 16일만에 밖으로

입력 | 2023-11-30 03:00:00

사고 9일 지나 내시경으로 생존확인
“폐쇄공포속 틈틈이 산책-요가 해”
직경 90cm 철제관 넣어 전원 구조



붕괴 터널속에서 17일간 버틴 印 노동자들 28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아라 인근 터널 공사장 붕괴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구급차들이 터널 입구에 대기해 있다. 17일간 이 터널에 갇혀 있던 노동자 41명은 모두 구조됐고 건강 상태 또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큰 사진). 푸슈카르 싱 다미 우타라칸드주 총리(작은 사진 오른쪽)가 구조된 노동자의 손을 잡으며 무사 귀환을 반기고 있다. 실키아라=AP 뉴시스


28일 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한 터널 공사장. 직경 약 90cm의 좁은 철제관에서 노란색 안전모를 쓴 남성이 얼굴을 드러내자 구조대원과 가족들은 “바라트 마타 키 자이(Bharat Mata ki Jai·어머니 인도 만세)!”라며 환호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천장이 붕괴해 고립됐던 인부들이 16일 만에 바깥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터널에 갇혀 있던 인부 41명 전원이 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2일 산사태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아라 터널 공사장의 입구 쪽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터널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된 것 또한 사고 9일이 지난 21일이었다.

당시 구조대는 입구 주변 다른 곳에 구멍을 내 60m 두께의 잔해 더미를 뚫고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인부 전원이 생존해 있었다. 구조대는 이 경로로 파이프를 관통시켜 인부들이 고립된 지점까지 닿게 한 뒤 산소, 물, 음식, 약품 등을 공급했다. 12명의 의사가 터널 밖에서 대기하며 인부들의 상태를 살폈다. 인부들은 배고픔과 폐쇄 공포 속에서도 틈틈이 산책과 요가를 하면서 안정을 취했다.

구조대의 다음 작전은 직경 약 90cm의 철제관을 60m 두께의 잔해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었다. 이 관을 통해 인부들을 바깥으로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대형 드릴을 동원했지만 잔해 속 금속과 돌 때문에 드릴이 자꾸 고장이 났다. 인부들이 있는 곳을 10m가량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27일부터는 광부 6명이 3명씩 한 조를 이뤄 교대로 철제관으로 들어가 핸드 드릴과 손으로 쥐구멍을 파듯 잔해를 제거했다. 28일 오후 철제관이 인부들에게 닿았다.

한 구조대원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대원들이 우리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나를 껴안은 대원도 있었다”고 했다. 41명의 인부들은 나오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