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총괄, 이틀째 공개 내부 비판 제주센터 건립 이견에 욕설 논란도 게시판엔 지지-비판 글 함께 올라 업계 “김범수에게 큰 권한 받았을 것”
올해 9월부터 카카오에 합류해 경영 체계 개편 작업을 주도하는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사진)이 이틀째 공개적으로 회사 내부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김 총괄이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9월 카카오에 처음 출근했을 때 회사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인 골프 회원권을 조사해 정리해달라고 요구하자 김 총괄은 “먼저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내놓으시죠”라고 답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며 “파악해 보니 특정 부서에서 한 달에 12번씩 프로 수준으로 골프장을 나갔다”고 했다. 이어 “이후 2개월간 (회원권 매각을 놓고) 전쟁 수준의 갈등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제주 본사 주변 12만5600㎡(약 3만8000평) 규모의 부지에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예로 들었다. 김 총괄의 28일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카카오의 실무 부서 측은 최대 800억 원 규모의 제작센터 구축 사업을 회사 내부 건축팀에 맡기자는 제안을 거부했다.
카카오는 김 총괄의 욕설 사실을 확인했고 구체적인 경위를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 카카오 사정을 잘 아는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카카오 실무 부서 임직원들은 회사에 “김 총괄의 페이스북 게시글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폐쇄형 서비스 블라인드의 카카오 게시판엔 김 총괄을 지지하는 글과 비판하는 글이 함께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와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에 동시에 참여한 김 총괄은 앞으로도 경영 체계 개편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카카오는 28일에 이어 29일에도 김 총괄이 지적한 회사 내부 문제점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