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퇴근 체감비용은] 〈상〉 수도권 권역별 비용 비교 직선거리 비슷해도 교통인프라 달라… 김포→광화문 80만, 부천선 69만원 출퇴근 혼잡한 김포골드라인 탓… 서울 일부, 경기보다 비용 더 들기도
매일 경기 남양주시 집에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하모 씨(37)는 오전 7시경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출근한다. 하 씨는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20분가량인데 상당 구간이 만원 지하철”이라며 “특히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옴짝달싹 못 할 때 주로 잠에서 깬 유치원생 딸이 전화를 건다. 못 받으면 섭섭해할까 봐 셀카봉을 들고 천장을 보며 통화한다”고 했다. 하 씨는 동아일보 ‘출퇴근 계산기’에서 출근 체감비용이 월 106만 원, 연 1272만 원으로 산출됐다.
● 하남→광화문 월 49만 원, 김포→광화문 월 80만 원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최대 290%로 숨쉬기조차 힘든 김포골드라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전 7시에 집에서 나와 김포골드라인 장기역에서 공항철도, 2호선으로 갈아타고 오전 8시 50분경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회사에 도착한다는 서모 씨(45)는 “3개월 전쯤 내 뒤에 서 있던 여성 승객이 호흡 곤란을 겪어 역무원이 출동한 걸 직접 본 적 있다”고 했다.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김포를 보면 현재 수도권 교통 문제에서 혼잡도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 서울서도 경기보다 출퇴근 비용 더 들기도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29)는 오전 9시까지 강남구 강남역 인근 회사에 도착해야 하는데 매일 4호선과 3호선, 2호선을 갈아타며 ‘지옥철’을 경험한다. 박 씨의 출근 체감비용은 월 70만 원. 구리에서 출근하는 같은 회사 팀장 박모 씨(43)보다 월 5만 원을 더 부담하고 있었다. 박 씨는 “생일 선물로 받았던 빵이 지하철 인파에 끼여 부서졌을 때 서러워 눈물이 났다”며 “체감비용까지 들은 후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내 출퇴근 체감비용은 얼마일까[출퇴근 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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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체감비용평균 근로자 급여를 바탕으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과 혼잡도로 인한 불편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체감상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지 보여 준다.
특별취재팀
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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